경차를 7년 넘게 타면서 느낀 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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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차를 7년 넘게 타면서 느낀 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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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연비는 좋았습니다. 비스토 LPG 수동이었는데, 기본 10km/l 정도는 탔으니까요. 제 도가니와 연비를 맞바꿨습니다. 예전에 600원 이럴 때 탔던지라.. 정말 물만 넣고 달리는 수준이었죠. 그 차는 지금쯤 인도 어딘가를 달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. 마지막에 타이어 가게에 팔았거든요. 


2. 차는 더럽게 안 나갔습니다. 800cc에 lpg니 뭐 그렇다 치죠. 몇년 전 레이 같은 거 렌트 해 보니 그건 그래도 좀 낫긴 했습니다만, 그래도 답답하더라구요. 오토매틱이라 편한 대신 고rpm 운전 하기엔 더 불편해서 같기도 합니다. 허나,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죠.


3. 젊을 땐 탈만 합니다. 아니 좋죠! 20대 대학생 땐 그것도 나름 어드벤티지가 됩니다. 제가 30대 초반까지 탔는데 와이프가 결혼 후에 '번화가 같은 데 내려 줄 땐 솔직히 좀 창피했었다' 하더군요. 하긴, 저도 번화가에 갈땐 차를 멀찌감치 대 두고 다녔죠. 


4. 세금이 저렴하긴 합니다만, 체감상 연식 오래된 중형차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. 1년에 10을 내나, 25를 내나... 취등록세는 어차피 타면서 체감되는 건 아니고요.


5. 고속도로는 힘듭니다. 차도 안 나가거니와 사고 나면.... 고속도로 통행료 반값은 그래서 별로 메리트가 아니었습니다. 왠만하면 고속도로는 기피했거든요. 그리고, 애초에 배기량이 낮은지라 고속정속 주행시 연비가 생각보다 안 좋습니다. 타 보신 분들은 아실거에요. 요새 경차는 좀 나으려나요?


6. 길에서 시비 터는 놈들 많습니다. 예전에 우회전 차선에선 신호 때문엔 안 돌고 있으니(요샌 법이 바꼈죠) 제 왼쪽으로 와서 절 꼬라보던 제네시스 타는 양아치 같이 생긴 친구가 떠오르네요. 저도 인상 쓰면 그렇게 고운 편은 아닌지라 같이 바라 보니 말없이 사라졌습니다.

저 아는 형님도 회사차 레이 타고 다니다가 그랜저로 바꾼 뒤로 운전이 매우 편안해 지셨다더군요.그 형님 덩치가 190에 110kg입니다..

굳이, 시비가 아니더라도 차선 변경 같은 것도 잘 안 껴주는 거 같은데... 자격지심이려나요?


7. 주차는 매우 편합니다. 그런데, 어차피 주차장 한 칸으로 보면 큰 어드밴티지는 없었고, 주차구역이 아닌 경우들 있잖아요? 건물 주차장도 아니고 필로티 구조의 어딘가. 뭐 그런 경우엔 편합니다. 일반 주차장으로 보면 주차하는 데 시간이 아주 짧아서 좋습니다. 체감상 거의 붕끽, 붕끽 두번이면 어지간하면 다 됩니다. 주로 뒷면이 해치백이라 더 편한 면도 있습니다.


8. 옛날엔 일본 여행 때 생각하면서 경차가 많이 보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. 일본 가면 의외로 중형차도 많지 않죠. 하지만, 그건 군비경쟁이 없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 같습니다. 요새는 최소 suv는 돼야 안전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. 펠리세이드 범퍼 높이가 모닝 운전석 높이와 비슷해 보이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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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. 차가 명함이라는데 사실 맞는 말 같습니다. 사업하는 분이라면 동네 마실 혹은 배달용 정도로 쓰시는 건 몰라도 그 이상은 비추입니다. 그런 거 신경 안 쓴다. 내실이 중요하다. 생각해도 되는데요. '나 사업 잘 되는 사람인데 경제적인 사람일 뿐이야.' 라고 부연설명이 필요한 자체가 피곤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. 왜 타투하고 살면 평생 본인을 증명하며 살아야 한다잖아요. 그런 느낌입니다. 


10. 경차가 주는 실익은 차값이 조금 저렴한 것과 유지비가 조금 저렴한 것인데, 잃는 것도 꽤 있습니다. 경차 자체를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. 그냥, 사회적으로 성인 남성에게 기대하는 그런 것들에 조금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할 따름입니다. 자동차 회사나 사회도 그런 걸 은근히 부추기는 게 맞구요. 어쩌겠습니까, 사회가 이런 걸 ㅠ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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